1017 빈곤철폐의 날 거리에서 외친 우리의 이야기 몇개를 모았습니다. 

1017 빈곤철폐의 날 행진에 함께 한 모두 반가웠습니다. 내년에 다시 거리에서 만나요! 

 

1)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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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의 미혜입니다. 

 

오늘 저희는 캐리어를 끌고 무지개 깃발을 들고 이 행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 사람들은 왜 캐리어지? 무슨 컨셉인지 궁금해 하실 것 같은데요. 

 

이 사회에서 탈가정한 청소년들은 정착해서 살 곳이 없이 여행자처럼 다니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로 다시 옮겨갈지 모르는, 그래서 어딘가에서 쉽사리 캐리어를 풀지 못했던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여기에 담겨 있습니다.  

눈치봐야 하는 시설을 옮겨가며, 위험한 거리의 날들이 언제 멈춰질지 모를 청소년들의 일상이 여기에 담겨 있습니다. 

 

여러분 그거 아시나요? 

아동청소년에게는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보호가 필요하다며, 집이 아닌 시설에서 살아야 한다고 합니다. 

여기 계신 분들 중 시설을 집으로 여기며 살아가고 싶은 사람 있습니까. 

모르는 다수의 사람들과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 않는 곳에서, 남이 만든 규칙을 지켜야 하고, 그런 규칙을 지키지 못하면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곳을 과연 집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청소년도 안전한 주거와 필요한 지원을 통해 주거권이 보장되기를 바랍니다. 

청소년도 차별받지 않고 이 사회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기 함께 하는 여러분, 이 거리를 함께 걸어가고 계시는 시민 여러분!

오늘 우리는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집 없이는 살 수 없기에 

모두의 집다운 집을 위해 우리의 당연한 권리를 보장하라고 요구하기 위해 행진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된다면, 우리 모두의 세상이 안전해질 것입니다. 

모두의 주거권이 실현되는 그날까지, 청소년의 주거권이 실현되는 그날까지 우리 함께 합시다. 

투쟁!!!

 

 

2)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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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철폐를 위해 함께 투쟁하고 있는 동지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에서 성매매현장활동을 하고 있는 혜진입니다.

 

거리를 지나가는 시민여러분, 저희는 지금, 땅과, 돈과, 자원이 모두에게 공정하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주어지고 있는 현실에 문제제기하기 위해 나왔습니다.

 

그나마 있는 분배를 위한 예산조차 줄이고, 가지지 못한 사람들의 생존에 사회적 책임을 지라는 요구조차 최소한만을 지급하겠다는 정부와 사회의 논리를 규탄하기 위해, 가지지 못한 사람들을 더욱더 사지로 내몰고 있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거리에 나왔습니다.

 

제가 활동하고 있는 성매매 현장 또한 그렇습니다. 한국에서는 거대하고 독보적인 규모의 성매매산업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갖은 불평등의 문제들이 결부되어 있습니다. 왜 남성이 여성의 성을 사는 것이 이렇게나 자연스럽고 일상적일 수 있는 것인지 우리 사회는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특정 성이 자원을 갖고 다른 성을 구매하는 것이 이렇게나 일반적인 현실은, 성별에 따라 자원과 권력관계가 불균형하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성적 불평등의 장에 많은 여성들이 성매매 여성으로 종사하고 있습니다. 많은 여성들에게 성차별의 장인 성매매산업이 매력적인 선택지로서 존재하는 이유는, 현 사회의 노동 조직, 자원 분배가 공정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성매매산업 안에서 많은 여성들이 여성의 몸을 활용하여 돈을 벌고자 하는 성산업자본에게 이윤을 착복당하고, 성산업과 남성 구매자들로부터 안전과 생계의 위협을 겪으며 살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 불평등을 해결할 생각은 않은 채, 성매매여성을 향한 비난만 행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현행법은 성매매여성들을 형사 처벌하고 있습니다.

 

성매매여성 처벌로 인해, 성매매여성들은 형사 처벌을 받고, 업주와 구매자로부터 폭력피해를 입었어도 신고하기 위해서는 나도 처벌받을 수 있음을 감수해야 하고, 성매매산업에서 겪는 많은 부당한 일들을, 참고 견디게 되고 있습니다.

 

국가가 빈곤한 여성을 처벌하며, 여성들의 입을 막고 있는 것입니다.

 

집결지는 가진 사람들을 위해, 부동산 자본의 이윤을 위해 재개발되고, 여성들은 밀려나고 있습니다. 2018년 청량리 집결지가 부동산 이윤을 위해 재개발되던 때, 집결지가 국가가 용인하고 활용한 성적 불평등의 장이라는 것, 성적 불평등과 자원없는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대책에 대한 논의는 자리잡지 못했습니다. 여성들이 밀려난 청량리엔 가진 자들을 위한 높은 건물이 들어섰습니다. 오랜 기간 청량리에서 일하고 살아온 여성들을 위한 생계 대책, 주거 대책은 한없이 부족한 수급제도 뿐이었습니다. 집결지 외에도 수많은 여성들이 경제적 문제로 성매매산업에 종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자원 불균형에 대해서는 보려하지 않은 채, 성매매여성의 성원권은 누락되고 비난과 처벌만이 만연해 있습니다.

 

성매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성매매가 굳이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닐 수 있는 사회가 필요할 것입니다. 사회적 자원의 불균형이 해소되어야. 기만적이고 시혜적인 복지가 아닌 인권과 주거권이 보장되어야 할 것입니다. 주거 공공성을 비롯한 자원의 공공성이 확대되어야 할 것입니다. 소수가 쥐고 있는 이 사회의 땅과, 돈과, 자원이 우리에게 돌아와야 할 것입니다.

 

빈곤여성에 대한 처벌, 성매매 여성 처벌 중단하라!

주거권 지금당장!

빈곤을 철폐하라!

 

3) 플랫폼씨 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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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것이라 배우는 의식주. 이 중 살 공간을 뜻하는 주거는 삶에 있어서 모든 것의 바탕이 됩니다. 공간이 있기에 음식을 요리하고 옷을 만들고 입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땅을 딛고 사는 공간은 생명 그 자체입니다. 

 

역사에 따라 모든 공동체나 사회에서 공간을 다루는 방식은 변해왔습니다. 아메리카 대륙의 선주민 인디오들은 땅을 인간의 소유물로 취급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파괴하고 땅을 거래한다며 자연과 삶의 터전을 약탈할 때, 인디오들은 분노하고 저항했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그때와 다를까요? 

현대 사회에서는 공간을 누군가의 사유재산으로 다룹니다. 땅도, 하늘도, 바다도 개인의 것, 기업의 것, 나아가 한 국가의 것으로 취급됩니다. 땅이 개인의 것이라고 하니 우리 모두가 살아갈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 개인에 포함되는 사람은 실제로는 지구 전체 인구의 반의 반도 되지 않습니다. 전세사기를 당하고, 용역한테 쫓겨나고, 집이 철거되고, 노숙을 해야하고, 재난과 전쟁으로부터 매번 불안에 떨어야 하고. 한 국가에 한정된 것이 아닙니다. 선진국의 평범한들이 기후재난에 불안해할 동안,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3세계 국가들은 총성으로 울부짖고 있습니다. 

 

공간을 설계하는 이들은 누구일까요? 특히 도시라는 밀집된 인구의 공간은 어떻게 설계할지가 중요하고 복잡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권한이 있는 공간 설계자는, 국가와 건설사를 포함한 기업입니다. 도시의 으리으리하고 삐까번쩍한 건물들은 대부분 기업 본사, 은행, 오션뷰가 있는 비싼 호텔과 집 등 부자와 권력자들의 장소입니다. 도로는 보행자가 아닌 자가용 차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 위주로 설계되고, 가난한 사람들의 공간은 보여져서는 안 되는, 부끄러운 장소로 여겨집니다. 

 

정부와 기업의 돈을 위한 환장의 콜라보가 기존에 살고 있던 사람들을 내쫓고 불법적 존재로 만듭니다. 노점상, 홈리스, 철거민, 장애인, 세입자, 난민. 우리가 처음부터 우리의 공간 없이 살고 싶었나요? 자가용을, 집을, 건물을, 땅을, 안전한 삶을! 가질 수 있는 사람들은 태어났을 때부터 정해져 있었는데 왜 힘없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전부 전가하는 겁니까. 

 

9월 23일 있었던 기후정의행진에 참가하셨던 분들은 이 구호를 기억하실 겁니다. 땅, 바람, 태양은 상품이 아니다. 물, 전기, 가스는 상품이 아니다. 우리의 목숨과 직결된 주거도 상품이 되어선 안 됩니다. 

 

지금 우리가 행진하면서 우리의 요구를 외치는 행위는 정부와 자본이 설계한 공간을 뒤틀고 도시를 우리의 장소로, 엄격한 질서의 공간에서 축제의 공간으로 바꾸는 행위기도 합니다. 빈곤 퇴치가 아닌 철폐를 외치는 것은, 세련되어 보이는 도시의 풍경 뒤로 빈민을 끝없이 만들어내는 이 구조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안전한 삶은 사유화되어선 안 됩니다. 모두의 주거권 보장하고 빈곤을 만드는 구조를 철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