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3기후정의행진
1017 빈곤철폐의날 x 주거의날 조직위원회는 오늘 기후정의행진에 <오래살자 공공임대 행진단>으로 함께 했습니다 :)
아래는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활동가의 발언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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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서울에서 일어난 수해 참사를 기억하시나요? 동작구와 관악구 반지하에 살던 이웃들이 폭우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날 이후 우리는 줄곧 외쳤습니다. 불평등이 재난이다! 단지 기후위기가 아니라 불평등한 이 사회가 재난의 순서를 정하고 있다!
일년이 지났습니다. 정부와 서울시는 재발방지대책 제대로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전수조사는 슬그머니 표본조사로 변경됐고, 각종 대책의 선정기준은 까다로웠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5조 삭감했습니다. 결국 서울시나 정부의 지원을 통해 실제 이주한 가구는 전체 반지하 가구의 0.95%에 불과합니다. 이것이 1년의 성적표입니다.
묻고 싶습니다. 왜 우리는 반복되는 재난을 겪으면서 근본적인 해결에는 도달하지 못할까요? 답을 찾기 위해 한가지 현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1년간 차수판 설치와 같은 간단한 조치조차 침수가 우려되는 주택 중에서도 단 4분의 1에만 시행됐는데요, 침수 주택으로 보이면 건물값이 하락할 것을 염려한 건물주의 낮은 부동의가 원인 중 하나라고 합니다. 이윤 앞에서 생명과 안전을 포기하는 지금의 체제를 우리는 어떻게 바꿀 수 있습니까? 평등을 위한 우리의 무기는 무엇이 되어야 합니까?
지난 5년 6개월간 가장 집을 많이 산 30명이 구입한 주택은 8천채라고 합니다. 누군가는 집을 8천채 사들이는 세상의 다른 한 편에는 반지하에 살다 목숨을 잃는 가족이 있고, 전세사기를 당하는 세입자들이 있습니다. 한 사회가 돈을 버는 방식이 바로 빈곤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부와 빈곤이라는 우리 사회의 두 가지 결과는 완전히 연결되어있고, 이 둘을 함께 변화시키는 것이 우리가 서로를 구할 수 있는 중요하고 근본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빈곤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닙니다. 더 이상의 기후변화를 막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 결코 아닙니다. 저는 오늘 오래살자 공공임대 행진단과 함께 이 자리에 왔습니다. 공공임대주택이 간절한 사람들, 가난해도 행복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집이라는 재난을 넘어서고 싶습니다.
10월 17일은 빈곤철폐의 날입니다. 이날을 맞아 10월 14일 2시 보신각에서 빈곤철폐 대행진을 엽니다. 앞선 12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모입니다. 함께 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