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7. 반빈곤뉴스레터

 

기초생활수급자의 밥상, 264,817원의 일상

 

“밥 한 끼 하자”는 흔한 인사를 남다른 무게로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들입니다. 빈곤사회연대는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과 함께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스물다섯 가구의 기초생활수급자 가계부조사를 진행했는데요, 1인가구 생계급여는 한 달 최대 583,444원. 참여가구는 한달 평균 264,817원을 밥값으로 지출했습니다.

하루하루 꾹꾹 눌러 쓴 가계부를 통해 ‘생계’라는 단어로 포괄된 숫자 속 일상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아랫돌 빼내 윗돌 괴는 심정으로 가계를 꾸렸습니다. 관리비, 냉난방비, 교통비, 의복비, 의료비 등 지출을 제하고 나니 밥값은 후순위가 되곤 했습니다.

평균 밥값 264,817원이라는 숫자에 이들의 건강이 담겨있습니다. 극단적으로 식비를 줄이기 위해 종일 식사를 우유로 대신하거나, 레토르트 국 한 팩을 소분해 세끼에 걸쳐 먹기도 합니다. 욕창 때문에 꾸준히 먹어야 하는 단백질 섭취를 매번 고기로 할 수 없어 번데기 통조림을 먹습니다. 가계부조사가 이뤄진 2개월 간 육류구입을 한 번도 하지 않은 가구는 25가구 중 9가구, 생선 등 수산물을 구입하지 않은 가구는 14가구, 과일을 구입하지 않은 가구는 9가구 였습니다.

264,817 이라는 숫자에는 시간이 들어있습니다. 가까운 마트를 곁에 두고도 다만 얼마라도 싼 김치를 사기 위해 왕복 한시간을 넘는 거리를 버스를 타고, 걸어서 장을 보러 다니는 시간이 들어 있습니다.

264,817 이라는 숫자에 담기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선택과 취향입니다. 밥값은 아끼고, 비싼 병원 검사는 피해도 사랑하는 강아지의 간식을 구입합니다. 오로지 취미생활은 걷기가 될 수 밖에 없는 살림살이지만 이따금 영화와 전시회를 보는 취미를 고수하기도 합니다.

264,817 이라는 숫자를 위해 포기하는 것도 있습니다. 바로 관계입니다. 밥 한끼 하자는 흔한 인사치레를 남다른 무게로 느끼며 밥상으로 이어지는 만남을 포기합니다. 숫자 264,817은 친구들과의 추억을 쌓을 나들이를, 친척들과의 만남을 자꾸만 거리두게끔 합니다.

이 밥상에 함께 앉아 모두가 존중받는 꿈을 꿉니다. 7월 1일 토론회 자료집을 링크합니다. 다가오는 8월 1일, 기준중위소득 현실화와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를 위한 계획이 나오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 달의 빈곤사회연대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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