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3. 반빈곤뉴스레터

 

언 땅은 녹고, 우리는 단단해지는 봄

 

농사꾼에게 절기가 있다면 활동가에겐 매해 하는 사업, 이른바 ‘사이클사업’이 있습니다. 사이클사업을 해나가다 보면 한 해가 끝난다 하여도 과언이 아닌데요, 빈곤사회연대의 사이클사업이 촘촘히 모여 있는 가을-겨울은 여느 때보다 빈곤사회연대의 계절인 것 같은 느낌입니다.

사이클사업으로 빈곤사회연대의 겨울을 돌아보면 겨울은 10월 17일 빈곤철폐의 날을 마치면서 시작되어 12월 동짓날 홈리스추모제와 1월 20일 용산참사를 기억하는 싸움, 그리고 3월 26일 최옥란열사를 기억하는 투쟁을 벌이며 마무리 돼요. 그리고 지난 2014년 송파 세모녀의 죽음이 세상에 알려진 이후엔 하나의 날짜가 더해졌는데요, 2월 26일, 송파 세 모녀와 가난 때문에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는 2월의 추모제가 바로 그날입니다.

송파 세모녀가 세상을 떠난 이후 박근혜정부는 공약이었던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을 서둘렀습니다. 그 결과 이른바 ‘맞춤형 개별급여’가 만들어졌지만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나 급여 현실화는 빠진 개정이었습니다. 이후 문재인정부가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약속했지만, 의료급여 부양의무자기준 폐지가 제외된 공약 이행은 반쪽에 머물렀고, 복지기준선을 결정하는 ‘기준중위소득’ 인상률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그렇게 팔년이 흘렀습니다. 송파 세모녀를 기억하는 여덟 번째 추모제는 지난 2월 25일 여의도에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농성장에서 열렸습니다. 우리가 송파 세모녀와 가난한 이들의 죽음을 기억하려 애쓰는 것은 각자의 슬픔을 정물처럼 그려내려는 것이 아니라 추모를 넘어 행동과 연대를 쌓아가기 위함이겠지요. 여덟 번의 추모제로 그 시간을 잘 쌓아왔던가, 빈곤에 함께 맞설 이들에게 어떤 구호와 행동으로 초대장을 보내야 하나 고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3월 1일에는 정권이 아니라 체제를 바꾸자는 구호의 행진에 함께 했습니다. 빈곤을 걱정한다, 해결한다는 말잔치는 난무하지만 빈곤을 만들지 않는 세상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닌가 외로웠던 차에 함께 행진할 수 있어 힘나는 날이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과 팔레스타인, 시리아와 미얀마에서 멈추지 않던 총성이 우크라이나로 향했습니다. 연일 들려오는 참혹한 소식에 눈을 질끈 감고 싶을 때도 있지만, 반전 시위에 나선 러시아를 비롯한 세계 곳곳 시민들의 소식에 좀 더 단단해지기로 마음먹습니다.

언 땅은 녹아도 마음은 단단한 봄이 되기를 바라며, 감사의 마음을 담아 지난 2월의 활동 소식 전합니다. 안녕!

 
 

이 달의 빈곤사회연대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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