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3. 반빈곤뉴스레터

 

2021년 성철이의 첫 번째 편지 ༼ʘ̅͜ʘ̅༽'☂

 

2월 서울역을 생각하면 두 가지 공포가 떠오릅니다. 첫 번째는 감염에 대한 공포입니다. 노숙인 시설에서 시작된 코로나19 감염 확산은 거리 삶의 일상을 바꾸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검사를 받아야 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깜빡하고 검사를 늦게 받거나 결과가 늦게 나오면 굶어야 합니다. 서울역 대합실은 홈리스들이 쉬는 공간을 중심으로 의자를 치운 것도 모자라 TV에서 철도홍보방송만 나오게 되었습니다. TV를 통해 날짜와 날씨를 알고 정보를 얻어 온 이들은 오늘이 언제인지 조차 알길 없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다행히 확진세가 멈추었지만 최소한의 방역수칙을 지킬 수 있는 집다운 집을 보장하라는 외침은 일 년 째 공중분해 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 공포는 서울역 거리 홈리스에게 외투를 벗어주고 간 어떤 이의 선행을 담은 기사와 그에 달린 ‘세상은 아직 따뜻하다’는 댓글이었습니다. 선행이 나쁘거나 필요 없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사회·경제적으로 위기상황에 있는 사람이 감동의 소재로 사용되더라도 그 이가 당면하고 있는 삶의 문제를 해결되지 않습니다. 세상은 따뜻하다는 사람들의 찬사에도 불구하고 코로나시대 1년을 2월까지 집 없는 사람들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현실의 간극이 공포스럽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은 따뜻해졌지만 오늘도 한파 속에 잠을 청해야 하는 이의 사정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일들에 비참함을 느꼈습니다. 정부에서는 영등포, 대전과 부산에 이어 동자동 쪽방촌을 공공에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환영할 만한 계획이지만 동자동에 그쳤다는데 아쉬움이 있습니다. 여전히 퇴거되고 있는 동자동 옆 양동 쪽방지역 그리고 서울역 등 거리에서 생활하는 거리 홈리스를 포괄하지 못하는 부족한 계획이었습니다. 공공 개발 계획이 발표된 이후 벌어지는 일들은 더 끔찍했습니다. 토지주, 건물주들이 곳곳에 공공개발 반대 플래카드를 걸었습니다. 보수 경제 언론에서 재산권 침해라며 기사를 쏟아 내고 있습니다. 쪽방주민, 세입자등 주민의 목소리가 아닌 더 많은 이윤을 위한 탐욕의 목소리가 사회를 대표하고 있습니다.
또 사회적거리두기, 집합금지명령하에 당면한 폭력 앞에서도 집회조차 열 수 없는 사람들의 비참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강북구청은 쫓겨난 미아3구역 주거 세입자 철거민들이 구청 앞에 차린 농성장마저 무참히 부쉈습니다. 일 년간 장사를 못해 고사 직전인 노점상인들에 대한 단속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전과 같이 모일 수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차별과 폭력을 알리는 영상 기획을 준비하고 있으니 관심 부탁드립니다.

빈곤사회연대는 2015년부터 송파 세 모녀를 추모하며 2월을 마무리 하고 있습니다. 송파 세 모녀의 죽음으로부터 7년이 지났지만 빈곤과 불평등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부양의무자기준조차 폐지하지 못한 사회에서 가난한 이들의 계속 죽어가고 있습니다. 방배동 재건축 지역 세입자였던 김씨의 사망소식이 알려진지 3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서울시장보궐선거 후보로 나선 이들은 빈곤문제 대한 언급 없이 부동산 공약만 쏟아내고 있습니다. 한국사회가 송파 세 모녀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3월, 빈곤사회연대는 4월 7일에 예정된 보궐선거에서 ‘모두를 위한 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한 행동’을 계획 중에 있습니다. 또 2020년을 평가하고 2021년 계획을 논의 및 결정하는 전체회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미얀마 민중들의 싸움을 지지하는 한국의 시민사회 단체들과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2월 28일 기준 18명이 사망하고 30여명이 부상, 1천여 명이 체포되었다고 합니다. 포스코 등 한국 기업의 자금이 군부로 흘러 들어갔다는 사실은 부끄럽고 분노스럽습니다. 3월 한 달도 열심 싸워 나가겠습니다. 빈곤사회연대 활동과 미얀마 민중들의 저항, 싸움에도 많은 관심과 연대 부탁드립니다.

*미얀마 민중들 투쟁에 연대 기금을 모금하고 있습니다. 기금은 해외주민운동연대를 통해 미얀마 시민사회단체에 전달됩니다.

 
 

이 달의 빈곤사회연대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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