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개발 이윤보다 주거권이 먼저다!
쪽방 주민이 주인되는 동자동 공공주택사업 실행을 촉구한다 

 

지난 2월 5일, 동자동 쪽방촌에 대한 공공주택사업으로 <서울역 쪽방촌 정비방안>이 발표되었다. 

동자동 일대 서울역 쪽방촌은 전국 최대의 쪽방촌으로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재해와 재난에 취약해 위험에 상시 노출되어 있다. 그럼에도 노후한 한평 반 남짓 한 방에 평균 약 25만원에 달하는 과중한 월세를 부담하고 있다. 이에 열악한 쪽방촌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작년 영등포 쪽방촌에 대한 공공주택사업이 발표된 이후에, 동자동 쪽방주민들은 쪽방촌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쪽방 주민들의 주거권 보호를 위해, 동자동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할 것을 촉구해 왔었다. 이에 다시한번 동자동 쪽방촌 공공주택사업 결정을 환영하는 바이다.

 

최근 민간개발을 추진하려던 토지와 건물 소유자들의 공공주택사업에 대한 반발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용산 금싸라기 땅’, ‘재산권 수호’를 외치는 소유자들의 목소리가 집중되면서, 공공주택사업에 주민들이 반대하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소유자들의 절대 다수는 이곳에 살지 않는 외지 소유자들이다. 정작 이 곳에 살고 있는 거주민의 다수인 쪽방주민들의 입장은 누구도 묻지 않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개발은 소유주의 결정과 이해만을 쫓는 개발이익을 중심으로 반복되었고, 세입자의 권리는 설 자리가 없었다. 다수의 투기적 외지 소유자들에 의해 주도된 이윤 추구형 민간개발은, 거주민들을 내몰아 가난한 이들의 주거권은 형편없이 무너져 왔다. 

 

이에 도심에 위치한 대표적인 주거빈곤 밀집지역인 동자동 쪽방촌의 공공주택사업은 개발 이윤보다 주거권을 우선하고, 소유자 중심에서 거주민 중심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공공주택사업 계획에 있어 쪽방 주민들의 목소리와 참여를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전환의 중요한 걸음이 될 것이다. 

 

한편, 용산구청은 지난 2월 5일부터 19일까지 동자동 공공주택지구 지정 등에 관한 공람 및 주민의견을 받고 있다. 소유주들의 목소리에 가려진 쪽방주민들은 주민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설 명절이 지난 15일(월)부터 17일(수)까지 3일간 동자동 쪽방 주민 342명의 의견을 서명과 함께 모았다. 짧은 기간이지만 많은 쪽방 주민들이 목소리를 내어 주었다.
 

이에 오늘 우리는 이 곳에서 삶을 살아 온, 쪽방 주민들이 주인되는 동자동 공공주택사업의 실행을 촉구하는 의견서와 함께 주민들의 서명을 용산구청에 제출하면서,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공공주택사업 환영한다. 개발 계획 수립에 쪽방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라

쪽방 주민의 임시거주와 재정착 지원 등 주거권을 보장하는 ‘선이주 선순환’의 추진을 위해서는 당사자인 우리 쪽방 주민들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 공급자의 입장에서 비용과 용이성만을 고려하거나, 사회적 목소리가 큰 소유자들과 관계기관과의 협의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그동안 동자동 쪽방 주민들이 스스로 만들어온 자치조직을 인정하고, 계획 수립과 추진에서 쪽방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하나. 일대 쪽방 주민들이 모두 입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라

이번 <서울역 쪽방촌 정비방안>으로 발표된 공공주택지구의 경계선 밖으로도 쪽방 주민들이 살고 있다. “서울시 쪽방촌 거주민 실태조사(2019년)”에 따르면 서울역 쪽방은 1,328개실 1,158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 중 공공주택지구 경계선 밖에 위치한 쪽방도 147호(95명)에 이른다. 동자동 길 건너편 양동(남대문로5가동)쪽방에도 민간개발 압력으로 퇴거되고 있는 쪽방 주민들이 있다. 경계선의 차이로 인근 쪽방 주민들이 제외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서울역 일대 쪽방 주민, 쪽방과 다를 바 없는 열악한 거처에 살고 있는 이들도 입주할 수 있도록 임대주택 공급량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다시 한번, 우리 동자동 쪽방주민들은 쪽방 주민들의 주거권을 보호하는 공공주도의 선순환 개발에 환영하며, 주민들의 몫소리가 온전히 반영되는 공공주택 사업의 신속한 지구지정과 추진을 요구한다.

 

2021년 2월 18일

 

동자동사랑방 / 사랑방마을주민협동회 /동자동 공공주택사업 촉구 쪽방주민 일동

 

보도자료 전문 : [보도자료] 동자동 공동주택사업 쪽방주민 의견서 제출_2 - Google Do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