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결의문]


여전히 여기에 있다!

 

우리는 2012821, 바로 이 곳 광화문역에서 낙인과 빈곤의 사슬을 끊어내는 무기한 농성투쟁을 선포했다. 그리고 1,842일 동안의 끈질긴 사투를 통해 201795일 농성을 마무리 지었다. 2017825일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은 광화문 농성장에 직접 방문하여 지난 시기 불통의 갈등과 벽을 넘어 이제는 더욱 뜨겁고 넓은 협력과 소통의 광장에 함께 참여해 주길 당부하며, “정부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복지 사각지대를 완전히 해소하고, 장애인에 대한 차별 없는 세상을 향한 미래를 함께 그려 보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농성기간동안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자기준, 장애인 수용시설로 인해 목숨을 잃은 열여덟 분의 영정 앞에 애도를 표하며, 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함께 기억하고, 그 기억으로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겠다고 선언하였다. 농성을 마무리 지으며 우리는 그렇게 약속했다.


농성을 시작한 해 겨울 김주영님과 지우, 지훈님이 떠났고, 이듬해 의정부에 살던 기초생활수급자 박진영님이, 장성아, 장성희님과 김준혁님, 최종훈님이 세상을 떠났다. 2014년 송파 세 모녀와 송국현님, 오지석님, 박홍구님이 떠났고, 2015년 이재진님, 2016년 박현님, 2017년 박종필님이 떠났다. 농성을 마무리 짓는 것은 매우 소중하고, 무겁고, 쉽지 않은 걸음이었지만, 고인들의 존엄을 지켜내기 위한 사회로 나아가는 한걸음을 떼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는 장애와 가난을 이유로 한 희생자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자기준, 장애인수용시설 폐지를 위한 민관협의체를 구성하여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3대 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구체적 논의를 진행 중이다. 협의체에서의 논의를 통해 일부 성과들을 만들어 내고 있지만, 답답함의 벽은 여전히 견고하다. 정부는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겠다,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겠다, 장애인이 수용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그 속을 들여다보면 이것이 완전 폐지인가.” 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예산에 어떻게 맞출 것인가?’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3대 적폐는 말로만 폐지해서 폐지되는 것이 아니다. 예산이 담보되는 폐지의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지난 6년 동안 함께 외쳐온 완전폐지다.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농성을 광화문에서 시작한지 올해로 6년을 맞이한다. 지금은 농성장도, 그 앞에 놓였던 영정사진도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는 여전히 이곳에 있다.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이 필요한 서비스를 필요한 만큼 보장받으며, 지역사회 안에서 안전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날까지, 스무번째, 스물한번째의 죽음을 맞지 않을 수 있는 날까지. 우리는 계속 여기에 있을 것이다. 김주영, 지우, 지훈, 박진영, 장성아, 장성희, 김준혁, 최종훈, 송국현, 오지석, 박홍구, 이재진, 박현, 박종필 그리고 권오진은 여전히 여기에 있다.

 

0. 장애등급제 완전폐지하라!

0.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하라!

0. 장애인 수용시설 완전폐지하라!

0.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라!

0. 문재인 정부는 더 이상의 죽음을 멈추고, 약속을 반드시 지켜라!

 

 

2018821

장애인과가난한사람들의3대적폐폐지공동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