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서울시장 후보, 빈곤정책으로 답하라!” 

차별과 배제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한  도시빈민 요구 

 

빈곤과 불평등 해결에 한 줄기 희망도 없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표를 얻기 위해 존재를 부정하는 혐오를 선동하고, 가난한 이들이 100년을 모아도 살 수 없는 고가의 집을 더 많이 더 빨리 짓겠다고 약속하며 다양한 개발규제 완화공약을 남발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임에도 빈곤정책은 실종됐다.

 

서울은 어떤 도시인가? 아현동 철거민 박준경이 폭력적인 강제집행에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렵다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등졌다. 삼양사거리에서 갈치를 팔던 노점상인이 용역단속 과정에서 사망했다. 종로 국일 고시원과 쪽방에서 사람이 화마에 휩쓸렸다. 새로운 바이러스는 집이 아닌 공간에서 살아가는 삶을 용인하고 대안 없이 주거를 박탈하는 기존 사회정책에 경종을 울렸고,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위기는 일자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위기의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는 재·보궐선거는 사람을 집에서 가게에서 쫓아낼 뿐 아니라 생명을 앗아간 용산참사를 발생시켰던 뉴타운 서울시로 회귀하는 듯하다.

 

우리는 작년 연말 재건축지역 세입자 방배동 김씨의 죽음을 기억한다. 신길역 리프트에서 추락해 98일 사경을 헤매다 사망한 한씨의 죽음과 혹한기 거리에서 생활하다가 삶을 마감한 동료 홈리스를 기억한다. 중앙정부 복지제도의 사각지대를 해결하겠다며 도입된 서울형 복지제도가 사회변화의 흐름조차 따라가지 못하며 뒷북만 치는 상황에서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죽음이 반복되고 있다. 더불어 서울시는 실업이 늘어나고 빈곤이 확산되는 상황에 대한 해결의 의지조차 없이,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노량진수산시장과 을지로청계천상인들 삶의 터전을 밀어내려 하고 있다. 쫓겨나는 이들, 해고되는 이들의 절규는 방역을 빌미로 차단되며 용역, 중장비와 살수차가 동원된 폭력을 마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차별과 배제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누구도 쫓겨나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하고 있다. 우리는 화려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가난한 이들을 삶의 터전에서 쫓아내고 삶에서 마저 밀어내는 사회를 거부한다. 방배동 김씨, 박준경의 도시 서울은 차별받고 배제되어 온 가난한 이들의 목소리로부터 구성되어야 함을 선언한다. 지금에 분노하고 있는 이들과 함께 누구도 쫓겨나지 않는 세상, 빈곤과 차별 없는 세상을 우리가 만들어갈 것이다.

 

-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반대! 강제퇴거 없는 서울을 요구한다!

- 역사를 지우는 도시엔 미래도 없다, 난개발이 아니라 원주민의 삶 존중하는 도시계획 수립하라!

- 공공주도 순환형 개발, 당사자의 목소리를 반영하라!

- 노점감축정책 중단! 서울시 노점가이드라인 전면 폐기하라!

- 주거가 중심이 된 홈리스 정책을 요구한다!

-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서울, 장애인 권리보장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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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