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21대 국회는 담장 넘어 우리를 보라!

빈곤과 불평등한 세상을 바꾸기 위한 실천에 나서라!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공포와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있다. 빈곤과 불평등에 똬리를 튼 바이러스는 통제할 수 없는 사회적 위험이 누구에게 치명적이고 누구를 비껴가는지 보여주고 있다. 비정규직, 불안정 노동자가 가장 먼저 해고 됐고 월세를 감당하기 어려운 자영업자가 분신을 시도했다. 한 뼘의 독립된 공간도 보장되지 않는 시설에서 집단감염과 사망이 속출했고, 기본적인 방역조치로 제시된 “2m 물리적 거리두기”, “집에 머물기는 거리, 쪽방, 고시원 등지에서 생활하는 홈리스들에게 실천 불가능한 것이었다. 정부는 사람보다 기업에 먼저, 더 많은 재정을 지원하면서도 해고를 방치하고 개발이익을 위해 철거민들을 쫓아내는 강제퇴거를 용인한다. 바이러스는 통제할 수 없는 재난이지만 그로부터 발생하는 위기는 빈곤과 불평등을 묵인해온 우리 사회가 만들어 온 재앙이다. 개원을 앞 둔 21대 국회는 코로나19가 조명한 빈곤과 불평등한 현실을 바꾸기 위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오늘 우리의 요구는 집에서 가게에서 사회에서 거리에서 쫓겨나는 사람들 삶의 촌각을 다투는 과제이다.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뽑아내는 탐욕적인 개발정책, 임대인의 소득착취를 보호하는 임대차보호법, 노점상을 비롯하여 거리에서 생활하고 싸우는 사람들을 탄압하는 행정대집행, 빈곤문제의 사회적 해결을 가로막고 가난한 이들의 삶을 말살하는 부양의무자기준, 알맹이 없이 낙인만 찍는 시혜적인 홈리스정책,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사회에서 격리하는 시설중심의 장애인정책, 민간에 떠넘겨진 의료와 사회서비스 등 기존의 사회문제가 켜켜이 쌓여 현재의 빈곤과 불평등한 사회를 만들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21대 국회는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요구가 담긴 법안을 논의도 없이 폐기시키거나 발의조차 하지 않은 이전 국회의 수순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빈곤과 불평등한 사회를 바꾸기 위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서 실천에 나서야 한다.

 

국회는 담장 넘어 우리를 보라. 우리의 요구는 요구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더 많은 이윤을 위해 누군가의 희생을 용인하는 사회에 맞서 싸울 것이다. 누구도 쫓겨나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연대할 것이다. 각자의 현장과 삶에서 빈곤과 불평등을 없애기 위한 변화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0528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21대 국회 입법과제 발표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