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을 지키는 빈민-장애인 공동 기자회견


“진주의료원 죽이지 마라!


공공의료 확충하라!”

 

<일시> 2013년 4월 12일(금) 14시

<장소> 보건복지부 앞

<주최> 빈곤사회연대 / 420 장애인차별철폐 공동투쟁단

 

 

[기자회견문]

“진주의료원 죽이지 마라! 공공의료 확충하라!”

 

진주의료원 폐원 사태를 바라보는 우리는 참담함을 금할 길 없다. 홍준표 도지사가 진주의료원 휴업을 결정한 지난 4월 3일 이후 일주일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병원을 떠나지 못하는 환자들이 38명이나 있다. 중증 질환으로 이송 시 위험이 따라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 연고가 없어 퇴원하면 갈 데가 없는 환자, 다른 병원에서는 받아주지 않는 장기 입원 환자, 병원비 부담 때문에 다른 곳으로 갈 엄두를 내지 못하는 저소득층 환자 등 38명의 환자들이 아직까지 진주의료원 입원실에 누워있다고 한다. 가난한 국민들은 아프면 그냥 죽으라는 처사이며 이는 헌법에도 보장된 국가의 ‘보건권’을 포기하라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

 

지난 2월 27일 내려진 경상남도의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은 홍준표 도지사가 도정 업무를 시작한 지 겨우 두 달 만에 내린 결정으로 지역 주민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고 적자 규모, 수익 논리 등에만 근거해 내린 ‘공공의료’에 반하는 조치이다. 진주의료원의 역할은, 수익성과 적자의 문제로만 설명될 수 없는 것이다. 전국에 분포하고 있는 34개 지방의료원은 개별 지역의 병원이라는 위상을 넘어서 중앙정부의 공공보건정책을 수행하는 정책 수단이자, 낮은 진료비를 유지하면서 민간의료기관들의 무분별한 선택진료, 비급여 등을 통제하여 국민들의 의료비가 상승하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소위 ‘돈’이 되지 않아 민간병원은 기피하는 필수의료의 영역을 감당하면서 지역주민들이 제때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하는 공간으로 기능해 온 것이다.

 

이런 역할을 해온 지방거점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진주의료원 폐원 결정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공공보건의료사업을 추진하여야 할 주체로서, 진주의료원 사태해결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며, 남아 있는 환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한국의 공공병원은 전체 의료기관 수의 5.3%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체 회원국의 평균 공공의료기관 비중이 70% 이상인 것에 비추어볼 때 10분의 1도 안 되는 것이다. 공공의료 기반이 이렇게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국가적 차원에서 공공의료정책을 수행하기 어렵고, 민간 병원들의 ‘과잉진료’에 대해 속수무책인 형편인 것이다. 돈 없는 환자들은 공공병원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이마저도 전국적으로 34 곳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러한 공공병원을 진료수익이 ‘적자’라며 폐쇄한다면 돈 없는 환자들은 아프면 죽으라는 얘기밖에 되지 않는다.

 

가난한 이들은 아프다. 통계에 따르면 가족 중 만성질환자가 있는 경우가 기초생활 수급자의 경우 53.8%, 차상위계층의 경우, 58.3%에 달한다. 장애인의 경우 75.9%가 만성적 질환을 앓고 있거나, 장애에 대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태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난한 이들과, 사회적 취약계층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의료가 없다면 높은 진료비 부담으로 죽어가는 이들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역사회에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사회 주민 모두의 건강을 위해 기능하는 공공의료기관은 더욱 늘어나고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공공의료를 강화하겠다고 천명했고, 얼마 전, 보건복지부는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3대 비급여에 대한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국민행복의료기획단'을 출범시켰다. 그러나 ‘국민행복’은 누구나 보편적이고 평등하게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전제되어야 가능한 것이며, 그 출발점은 공공의료의 확충에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와 보건복지부는 진주의료원 폐쇄방침을 즉각 철회하도록 해야 하며 공공의료 확충에 대한 근본적인 계획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 공공병원 진주의료원을 지켜내자!

- 경남도의 진주의료원 폐원방침을 즉각 철회하라!

- 빈민과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의료 대폭 확충하라!

 

 

 

- 2013년 4월 12일 진주의료원을 지키는 빈민-장애인 공동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