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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대되었습니다. 최대한 집에 머무르라는 지침은 빈곤사회연대에게 너무 숙제같은 말입니다. 머무를 집이 없는 사람들, 집이 아닌 곳(쪽방, 고시원, 요양병원 등)을 집 삼는 사람들, 집이 안전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집에 머무르라는 지침은 지킬 도리가 없거나, 지킨다 해도 나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 일입니다.

 

한국에서 은 가장 복잡한 문제 중 하나입니다. 단지 불평등의 문제가 아니라 복잡하게 주조된 몇 겹의 욕망이 을 만들기 때문이겠죠. ‘모두를 위한 주거권은 달성 불가능한 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이 많은 집과 부동산 수익을 독점하는 것보다 모두에게 살만한 집이 보장되는 사회가 더 나은 사회라는 믿음을 가지고 팬데믹 시기 <변화를 위한 책읽기>를 제안합니다!

 

<한국 복지자본주의의 역사>, 김도균,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8)

집을 얘기하는데 왜 복지가 나오냐구요? 노동자들이 임금을 저축해 내 집을 사고, 다세대주택을 지어 월세 받는 노후를 계획하는 일련의 역사적 과정을 자산기반복지의 형성과 변화로 분석합니다. 산업화와 세계화의 파고 속에 사회-조세-금융정책이 어떻게 오늘을 탄생시켰는지 공부하는 시간.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은 과거를 이해하는 데서 출발하니까 함께 도전해 봐요, 논문이기 때문에 난이도 주의!

 

<내 집에 갇힌 사회>, 김명수, 창작과비평사 (2020)

한국의 역사적 발전 과정에서 주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룹니다. 이 책에서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주택정책이 어떤 계층에게 이득을 주었는지에 대한 분석, 그리고 주거 민주화에서 자가 소유의 욕망으로 집에 대한 쟁투가 이전해온 역사에 대한 분석입니다. ‘생존과 투기 사이에서라는 부제가 보여주듯 집을 둘러싼 복잡한 생태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게 합니다. 우리는 왜 이 꼴이 되었는가 눈물을 흘리며 함께 보아요. 롬곡...

 

<착취도시, 서울>, 이혜미, 글항아리 (2019)

집들의 싸움, 그 마지막 종착지엔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위태로운 주거 생활이 있습니다. 탈노숙 이전의 마지막 정착지이기도 하면서 노숙에서 진입하는 첫 집이 되기도 하는 쪽방이 어떻게 빈곤비지니스의 통로가 되는가에 대한 이혜미 기자의 르포입니다. 집에 대한 세상의 질주하는 욕망은 한 꺼풀을 걷어내면 이렇게 선명한 착취가 있습니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 혹은 시간을 홀로 더 많이 보내야 하는 이때에 우리 사회의 진짜 문제를 충분히 숙의하기를 바랍니다. ‘각자도생말고 같이공생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 코로나19 이후 우리의 배움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