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투기 개발과 주거 불평등 여기서 끝내자

용산정비창 부지 100% 공공주택 공급하라!

 

 

LH 투기 사태와 대장동 개발 게이트까지 부동산 개발 독점세력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치솟는 집값과 주거불안, 자산 불평등과 맞물리면서 더욱 커지고 있다. 그만큼 한국 사회 불평등의 핵심은 부동산이 되었다. 지난주 발표된 통계청 2020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다주택자는 1년 새 36천명이 증가했으며, 주택을 51채 이상 소유한 가구도 2천 가구라고 한다. 토지는 개인과 법인 상위 10%80~90%를 독점하고 있다.

 

땅과 집의 독점체제는 우리의 주거권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집을 갖지 못한 이들의 주거권은 나가라는 한마디에 무너지고 있다.

주거·부동산 불평등에 대한 분노는 영끌패닉바잉이라는 각자도생의 부동산 소유를 향한 투기로 내달리게 하고 있다. 투기적 소유를 향한 경주는 소수의 부동산 권력들에 더 많은 독점과 불로소득을 안겨줄 뿐이다. 이제 주거 불평등을 끝내야 한다.

 

부동산 개발 욕망이 뒤엉킨 땅, 다시 투기 개발로 넘길 수 없다

오늘 우리는 이곳 용산정비창 부지에서, 주거권을 선언하고자 한다. 우리가 선 땅, 이곳 용산 정비창(옛 용산 국제업무지구) 부지는 부동산 개발 욕망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한국철도공사와 국토부 등이 소유주인 50의 이 땅은, 2007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용산 국제업무지구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부동산투기 개발의 복마전이 되었다.

사업비 31조의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이라 불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삼성물산을 대표 주관사로 해 SH공사도 출자하는 등 27개의 금융·건설재벌들이 재무, 전략, 건설 부문 투자자로 나섰다. 이들은 민간주도의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라는 특수목적회사를 만들어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를 강행했다. 그 광란의 개발 폭주는 용산 일대의 땅값을 천정부지로 치솟게 했고, 주변 재개발 지역들을 자극했다. 인근에 위치한 용산4 재개발 구역에서는 더 빠르고 더 폭력적인 개발이 추진되면서, 결국 여섯 명이 사망에 이르는 비극적인 용산참사가 발생했다.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2013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기라는 드림허브PFV 부도 선언으로 마무리되어 10여 년 동안 허허벌판 빈 땅으로 방치되어 있다.

 

욕망의 신기루가 무너진 이 땅은, 작년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이 발표되면서 다시 끓어오르고 있다. 정부는 용산정비창 미니 신도시급 1만호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다시 돌아온 오세훈 시장은, 2의 한강르네상스를 내세우며 투기 개발의 상징이었던 국제업무지구로 재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연말에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주택공급을 명분으로 추진하는 정부의 공급 계획만 봐도, 공공부지인 이 땅의 80% 이상은 민간 소유로 귀결된다. 1만 호 중 공공이 땅과 건물을 보유하는 공공임대주택은 2천 호 정도만 계획되어 있다. 현재의 개발 방식으로는 공공분양주택 물량도 결국 개인소유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공공주택이라 할 수 없다. 가뜩이나 부족한 공공의 토지를 개발해 고스란히 민간 소유로 넘겨주는 꼴이다. 오세훈 시장의 국제업무지구 재추진은 또다시 이 땅을 투기 개발의 복마전으로 만들 뿐이다.

용산정비창 개발을 둘러싼, 정부의 주택공급 방향과 서울시의 국제업무지구 개발 방향이 상충하는 듯하지만, 양쪽 모두 공공소유 토지를 개발해 민간 소유로 귀결시킨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습니다.

 

투기적 부동산 개발과 주거 불평등, 이 땅에서부터 끝내자.

이제 투기적 부동산 개발과 주거 불평등을 여기, 이 땅에서부터 끝내야 한다. 대장동처럼 민간에게 막대한 개발이익을 불로소득으로 몰아주는 개발을 여기서 끝내야 한다. 민간이 아닌 공공이 개발 주체가 된다 해도 분양을 목표로 한 건설은 투기를 부추길 뿐이다. 공공성도 없고 정의롭지도 않다. 서울에서 가장 큰 공공부지인 용산정비창을 비롯한 공공택지는 100% 공공이 보유하는 공공주택으로 공급하자. 단 한 푼의 불로소득도 용납하지 말자.

 

용산정비창 개발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로 출범하는 우리는, 사용되지 않고 방치된 이 땅의 공공성을 되찾고자 한다. 소유로 귀결되는 부동산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주거권이 보장된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호화로운 분양아파트와 국제업무지구의 높은 마천루 빌딩 숲이 아닌, 삶의 자리로 세우고자 한다.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들의 집, 오늘의 삶에서 미래를 꿈꾸는 청년들의 집, 장애가 있어도, 가난해도 걱정없이 거주할 수 있는 집, 도시의 서민들이 차별없이 서로 어울리며 살아갈 집을, 이 곳 용산정비창 공공성 개발을 통해 실현하고자 한다.

용산정비창 공공성 강화와 100% 공공주택 공급을 촉구한다.

 

 

2021. 11. 24

용산정비창 개발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경의선공유지시민행동, 동자동사랑방, 민달팽이유니온,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빈민해방실천연합(전국철거민연합,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민주노총 서울본부, 옥바라지선교센터, 용산세입자모임, 용산시민연대,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전국세입자협회, 서울세입자협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주거중립연구소 수처작주, 집걱정없는세상연대, 참여연대, 체제전환을위한 청년시국회의, 한국도시연구소, 홈리스행동,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나눔과미래, ()주거연합, 정의당 서울시당, 진보당 서울시당빈민당, 녹색당 서울시당, 사회변혁노동자당 서울시당 (계속 추가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