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절차를 무시한 행정대집행, 홈리스 노점상의 유일한 살림살이를 폐기물 처분한 중구청을 규탄한다!

 

지난 1028일 오전, 서울 중구청 사회복지과와 가로환경과, 청소행정과가 공조하여 서울역 우체국 옆 커피 노점상 홈리스의 물품을 쓰레기 처분했다. 확인한 바에 따르면 민원을 이유로 한 어쩔 수 없는 집행이었다고 한다. 행정대집행은 방치함이 심히 공익을 해할 것으로 인정될 때” “상당한 이행기한을 정하여” “대집행을 한다는 뜻을 미리 문서로써 계고한 후 진행하게 되어있다. 하지만 당일의 집행은 집행 전날 단 한 차례의 계고 이후 진행되었다. 구청은 이전에도 계고했었다고 말하지만, 계고 이력을 제공해달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또한 당시 집행은 대집행 영장도 제시하지 않은 채, 당사자가 자리에 없는 상태에서 시작되었다. 결국 대집행 절차를 규정한 법령을 위반한 위법한 행정대집행이었던 것이다. 그로인해 노점상 홈리스는 자신의 생계 수단이자 살림살이가 쓰레기 차 안에서 부서지는 상태에서 현장에 도착해야 했다. 다른 거리홈리스들 역시 쓰레기 차로 압수되는 그들의 유일한 소유물들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구청에서 홈리스들의 물품을 쓰레기 처분하는 행태는 이전부터 계속되어 온 폭력이다. 역설적이게도 이것이 코로나19 위기의 시대에 들어 더 심해졌다. 필요한 물품을 분류할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은 채, 모든 살림살이가 쓰레기 차 안으로 집어 던져져 뭉개진다. 반복되는 폭력에 대한 항의에 중구청은 물품 목록을 작성해 필요한 물품을 찾아갈 수 있게 시정 할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공공의 역할과 기능은 무엇인가? 구청은 홈리스 복지의 주거 중심으로의 전환과 질적 양적 확대 요구를 귓등으로도 듣지 않으면서, 홈리스를 감시하고 단속하고 쫓아내기에만 혈안이 되어있다. 더 개탄스러운 것은 폭력을 진두지휘한 부서가 바로 홈리스 복지지원의 주무부서인 사회복지과라는 점이다.

 

박스에 때가 묻고 옷가지가 해졌다고 해서 쓰레기가 아니다. 이는 홈리스의 살림살이이자 전부다. 이것이 처리해야 할 쓰레기로 보였다면 가난한 사람들의 권리를 보장해야 할 구청에 앉아 있을 자격조차 없다. 구청은 민원을 앞세워 가난한 사람들을 탄압하기 전에 공공의 역할과 기능이 무엇인지에 대해 먼저 고민해야 한다. 홈리스 노점상의 생계 수단과 주거지를 철거하고 쓰레기 처분하는 것이 구청의 역할인가? 중구청은 홈리스 노점상이라는 이유로 행정대집행법에 나와 있는 절차조차 무시한 채 강행한 폭력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거리홈리스의 유일한 살림살이를 간단하게 폐기물 처리한 중구청의 남루하고 저열한 인식이야말로 폐기되어야 할 대상이다.

 

공공의 장소를 통솔하는 이들에 의한, 사적 공간을 단 한 뼘도 갖지 못한 이들을 상대로 한 폭력과 배제를 즉각 멈춰라. 우리는 불법적인 노숙, 노점 물품을 철거하고 폐기한 서울 중구청의 행태를 규탄하며,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속히 내놓을 것을 요구한다. 서울 중구청장은 지금 당장 면담 자리에 나와 사과하고, 재발 방지와 홈리스에 대한 인권 보장 강화방안을 내놓기 바란다.

 

2021119

노숙, 노점 물품을 쓰레기 취급하는 중구청 규탄

 

및 구청장 면담 촉구 기자회견견 참가자 일동

 

l 취재요청서: https://docs.google.com/document/d/18INWNuKtNJhnhS0-YweMvVkVECewAab96vb4vrT_Ldg/edit?usp=sha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