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합동사회장을 마치며 -

대통령과 정치는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요구에 응답하라

차별과 배제없는 세상을 위한 우리의 행동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우리는 지난 삼 일간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사회적 죽음을 애도하고 차별과 불평등을 끝내자는 제안을 담아 합동 사회장을 치렀습니다. 장례위원회에는 90개 단체 289명의 시민장례위원이 함께 하였습니다.

 

장례위원회에 함께 한 시민들은 현실에 분노했습니다.

임시방편이 아닌 제대로 된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가난때문에 죽는데, 국가의 곳간은 누구를 위해 채우고, 지킵니까?”

 

당신의 죽음은 나와 연결되어 있다, 당신의 일은 나의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신의 존엄이 곧 나의, 우리의 존엄임을 기억하겠습니다.”

다음 차례가 내가 될지도 모르는 이 상황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아질까요? 반복되지 않아야 합니다.”

 

이 문제의 책임자가 나서야 함을 촉구했습니다.

실직과 빈곤 장애와 빈곤 실직의 책임도 장애의 책임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사회(정부)는 실패한 사회입니다.”

거리두기로 인해 고립되어 죽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 이들이 죽어가도록 내버려두는 방역은 결코 성공이라 할 수 없습니다.”

모두의 존엄한 삶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이고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합니다!”

 

언젠가가 아니라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함을 선언했습니다.

떠난 이들의 명복을 억울함 없이 빌어줄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합니다.”

가난과 장애를 동정하는 일 대신 혐오와 차별을 방조하는 사회를 바꿉시다. 코로나시대 우리의 추모가 뜨거운 행동으로 이어지길.”

너머의 세계가 아니라 이 세계에서 함께 평안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합동사회장을 시작하는 817일에도 우리는 두 명의 동료를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광진장애인자립생활센터 조건수 동지, 그리고 남대문로 5가 쪽방 주민 남득우님. 탈시설 후 짧은 자립생활 후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조건수동지도, 쪽방 주민 주거권 보장의 꿈을 꾸었으나 미처 이루지 못하고 한평 쪽방에서 홀로 눈 감은 남득우님도 무연고 사망자로 기록되었으나 우리는 그들과의 인연을 기억합니다. 세상에 연고없는 사람은 없으며, 가난한 이들의 죽음엔 세계의 구조가 있습니다.

 

공약 이행에 실패한 대통령과 복지확대를 언제나 약속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개혁적 조치를 중단하는 정치에 요구합니다.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죽음을 외면말고 모든 이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우리의 요구에 응답하십시오.

 

삼일간의 합동사회장은 끝나지만 우리의 행동은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우리의 죽음은 부수적인 피해가 아닙니다.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존엄과 평등을 쟁취하는데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조건수동지, 00, 그리고 장애와 가난으로 세상을 떠난 이들의 명복을 빌며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합동사회장 장례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