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코로나 시대 , 누가 우리를 배제하는가! 차별의 벽을 넘자!

346.13정신계승 전국노점상대회

 

1988613일 성균관 대학교 금잔디 광장에서 약 3천여 명이 모여 노점상 생존권 수호 결의대회를 개최한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광주학살로 권력을 가로챈 전두환 군부 정권은 86년 아시안 게임과 88 올림픽 등 대규모 국제행사를 개최하며 자신의 치부를 감추려 했다. 6.13대회는 국제행사가 개최될 때마다 싹 쓸어버려야 할 존재로 여겨지던 노점상이 오랜 침묵을 깨고 군부독재에 맞서 강력히 저항해 승리를 쟁취했던 투쟁이다. 거리의 천대받던 노점상이 한국 민중, 빈민 운동사에서 한 획을 그은 노점상의 6월 항쟁이었다. 그 후 노점상은 진보 민중운동 단체와 함께 민주화운동에 동참하였고, 지금까지 실천해 오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현재에 이르고 있지만 우리의 삶은 나아졌는가? 코로나 시대로 세상은 깊은 수렁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전 세계적인 경제침체로 인해 불안한 나날이어도 생계수단으로 선택한 노점상은 여전히 단속 대상이 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던 날 노량진역에서 농성 중이던 구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에게 동작구청은 새벽의 짙은 어둠 속에서 폭력을 동원한 강제 집행을 자행하였다. 그리고 수협중앙회는 겨울을 앞두고 용역을 현장에 대거 투입해 물대포와 다량의 소화기를 얼굴에 직접 살수하는 만행을 자행했다. 서대문 마포지역 노점상,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근처의 노점상, 김포지역 노점상, 5일마다 장이 서는 함안 가야시장의 노점상에게도 여지없이 단속은 비켜가지 않았다.

 

또한 강서구청은 노점상과 협의 없는 일방적 노점 허가제 시행통보, 동대문구청의 노점 제도권 유입 및 관리를 위한 노점상 실태 조사, 중구청의 황학지역 및 신당지역 노점에 대한 단속반의 폭압적 단속 및 지속적 집행 등에 대해 회원동지들은 단결된 하나의 의지로 투쟁에 대응해 막아냈다. 지금도 영등포, 중구, 익산 등에서 크고 작은 집행과 단속이 진행되고 있으며, 구청과 악성민원을 내는 상인들을 상대로 본부와 지역회원이 최선을 다해 하나로 투쟁하며 생존권을 지켜내고 있다.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모임을 규제하는 대신 그 기간 공권력의 비호 아래 자행되는 용역 깡패의 폭력으로 노점상의 허리가 꺾이고 말았다. 인간의 먹고살겠다는 생존권은 그 어떤 논리보다 앞서는 천부의 권리이다. 고통 받는 사람에게 지원되어야 할 재난지원금은 말만 무성할 뿐, 실제 거리의 허가받지 못한 대부분의 노점상은 배제되어 상대적 박탈감은 심화되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앞 다투어 노점관리대책이라는 이름 아래 상생위원회가이드라인을 진행하고 있지만 생존권을 보장해 주기는커녕 노점상 간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분열시켰다. 6.13대회가 개최된 지 3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노점상에 대한 차별과 탄압은 계속 되고, 보편적인 인간다운 삶과 존엄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희망은 물거품이 돼버렸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을 등에 업고 가난한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등장하지 않았는가? 무엇보다 비정규직문제 해결과 복지정책을 강화하겠다고 주장했지만, 현실은 먼 미래의 일이다. 세계 각국에서는 한국 정부에 강제퇴거를 막기 위한 조처를 하라고 권고한 바 있지만, 철거민을 상대로 강제 철거는 멈추지 않고 있으며, 삶의 마지막 보루인 주거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채 치솟는 집값으로 서민들의 삶은 벼랑 끝 절벽으로 내몰리고 있다. 가난한 사람의 마지막 보루인 기초생활 보장제도조차 아직 부양의무제는 제대로 폐지되지 않았고, 장애인들은 여전히 장애등급제 폐지를 거리에서 주장하고 있다. 온갖 말잔치나 늘어놓고 무엇 하나 바뀐 것 없는 문재인 정권하에서 사회보장제도 또한 바뀐 것이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1980년 전두환 군부독재에 맞서 떨쳐 일어나 결연히 맞섰던 역사를 기억하고, 우리도 대한민국에서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으로 권리와 책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진보민중연대 단위와 결합을 공고히 하며 다음과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6.13정신계승 전국노점상대회결의를 밝히는 바이다.

 

- 노점관리대책 폐지, 서울시 노점상가이드라인 철폐하라

- 노점 기본법, 생계형노점상특별법 제정하라

- 용역깡패 해체하고 경비업법, 행정대집행법 전면 개정하라

- 노점생존권 말살하는 고소고발과 과태료 남발 중단하라

- 노량진수산시장 구시장 상인들의 생존권 보장하라

- 장기공공임대주택 확대, 강제퇴거 금지 및 순환식 개발 실시하고 주거권을 보장하라

-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하고, 돌봄·의료 등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하라

- 장애인탈시설지원법·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하라

- 국가보안법 철폐, 미국내정간섭 중단, 한반도 평화 실현하자

 

 

202164

 

 

주최 : 민주노점상전국연합 / 전국노점상총연합

 

후원 : 빈민해방실천연대. 전국민중행동. 한국진보연대. 빈곤사회연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