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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Stop Poverty Film Festival

상영작 소개

언더그라운드 Underground

  • 감독 김정근 (Kim Jeongkeun)
  • 제작년도 2019
  • 러닝타임 88분
  • 자막 영문

STILL CUT

상영정보

  • 2020.10.25.일 11:10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 5층 니콜라오홀

기획의도

나는 철도덕후다. 난개발된 지상과는 다른 반듯한 지하 공간의 아름다움, 적당히 유려한 지하철 노선도 그리고 무엇보다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땅 밑을, 때로는 강 밑을 달린다는 그 아찔함이 좋았다. 수년간 ‘철덕’으로 가졌던 열차를 향한 관심은 이 ‘언더그라운드’를 메트로놈을 두고 연주하듯 일궈내는 사람들로 번졌다. 복잡한 미로 속 길잡이던 매표소 직원이 사라지고 무인전철마저 등장해 기관사까지 사라져가는 오늘, 그토록 흠모하던 그들의 손을 부여잡고 묻고 싶어졌다. 점점 화려해져가는 부산이라는 도시, 이 어두컴컴한 지하에서 당신들의 삶은 어떠하냐고.

시놉시스

새벽 4시 20분. 다급한 알람들이 연이어 울린다. 어제 마지막 열차를 몰아 기지창에 들어왔던 기관사가 쪽잠을 깨고 숙직실을 나선다. 같은 시각, 좁고 기다란 터널끝에서 밤새 수리하고 돌아오는 정비사들이 어슴프레 보인다. 졸린 눈을 비비고 나온 역장의 손끝에 역사 입구를 가로막던 셔터가 올라간다. 일제히 쨍하고 형광등이 켜지면 이곳, ‘언더그라운드’에도 아침이 온다. 오늘의 첫차가 부산의 가장 끝자락 호포역에서 기지개를 켠다. 열차는 매일같이 같은 시간, 같은 자리로 묵묵히 들어선다. 도심 곳곳을 오르락 내리락하는 열차에 올라타는 끝도 없는 사람들. 모두가 잰걸음으로 땅 위 삶을 향해 지하를 거쳐만 갈 때 ‘언더그라운드’에는 이 반듯한 공간을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오늘도 시끄럽게만 돌아가는 세상 아래, 지하에서의 삶은 어떠한지 그들에게 다가간다.

프로그램 노트

몇 년 전 지하철 기관사들 사이에 우울증이 증가하고, 자살을 하는 이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기사가 소소한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다. 몇몇 언론들은 우울증 방지책으로 기사들에게 껌을 지급하거나, 정기적인 심리 상담을 지원해주겠다는 사측의 입장을 그대로 전했으나 사실 기관사들의 주장은 ‘1인 운전’을 멈춰달라는 요구였다. 지하철의 안전이나 원활한 업무를 위해서도, 자신들의 건강 안전을 위해서라도 이전처럼 ‘2인 운전’ 제도를 복원해달라는 뜻이었다.

<언더그라운드>는 부산 지하철을 중심으로 그곳에서 벌어지는 노동의 모습을 비춰낸다. 무수하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지하의 철길들, 그 철길 위에서 지하철이 시간에 맞춰 안전하게 운행되기 위해서는 무척이나 많은 이들의 노동이 필요하다. 영화는 이를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서 정해진 일과대로 움직이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모습을 담지만, 작품은 ‘규칙성’이나 ‘성실성’에만 시선을 비추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예산도, 인건비도 주는 상황에서 이를 유지하기 위해 노동자 개인에게 얼마나 많은 부하가 가해지는지를, 결국 불합리를 견디지 못하고 투쟁을 통해 권리를 쟁취하기로 한 순간들까지도 영화는 모두 담아낸다. 이 모습들을 교차하면서 김정근은 하나의 인프라스트럭처를 누가 지탱하는지, 그러나 왜 그 지탱을 공적 자본 스스로가 무너뜨리려 하는지를 모두 직시한다.

■ 성상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상근활동가 / 문화평론가)

상영 이력

  • 2019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 와이드 앵글: 다큐멘터리 경쟁 (비프메세나상)
  • 2019 제21회 부산독립영화제 – 개막작
  • 2019 제24회 인천인권영화제
  • 2019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 특별초청
  • 2020 제20회 인디다큐페스티발 – 국내신작전
  • 2020 제18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 연대작
  • 2020 제17회 서울환경영화제 – 한국경쟁 (우수상, NH농협은행 관객심사단상)
  • 2020 제20회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 – 한국구애전
  • 2020 제20회 독리스보아국제영화제 – Healthy Workplaces (포르투갈)
  • 2020 제24회 서울인권영화제
  • 2020 제11회 부산평화영화제 – 경쟁부문

감독소개

2011년에 일어난 한진 중공업 사태와 희망버스를 다룬 다큐멘터리 <버스를 타라>(2012)로 데뷔했다. 두 번째 영화로 한진 중공업 30년 노동 운동사를 다룬 <그림자들의 섬>(2014)으로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언더그라운드>(2019)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비프메세나상을 수상했다.

크레딧

  • 감독 김정근
  • 촬영 김정근, 정엄지, 손태훈
  • 편집 김정근
  • CAST 정철 / 엄우철 / 정영희 / 박은주